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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언당 주(主)의 개똥 철학...4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강재일 2010-07-23 (금) 16:14 추천:0 조회:712 59.xxx.56

"미치지 못하면 미치지 못한다."
불광불급(不狂不及)이라!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는 온 정신을 쏟아, 미친 듯이 나대야만 비로소 소망하는 목적에 다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어영부영 세월만 허송하며 '때가 되면 이뤄지겠지'란 막연한 생각으론 아무런 것도 이루어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시간의 아들이라 한 철학가가 있긴 있었다.
세월이 이뤄 내지 않는 게 이 세상에 있던가?
어떻게 보면 인간들이 이기적인 억지를 피우는 인위적인 것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다 세월이 약일지도 모른다.

아무러나 오늘 내가 얘기 하고자 하는 것은,
시간이 해결 해 주는 것 말고 인간 스스로가 이룩하고자 하는 '어떤 목적'.
그 목적의 성취를 위해서는 정말 미친 듯이 설쳐야 하지 않겠느냐란 것이다.
어차피 남대로 하다간 남과 똑 같은 수준밖에 되지 못할테니까.

요즘 나의 일과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시조 창'연습이다.
아마도 이웃집 아주머니가 이런 내 모습을 보았다면 필경 미치고 말았다며 혀를 찰 것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이 외진 살 골짝에 들더니 결국 실성을 하고 말았다면서.
그래서 이 염천 더위에도 바깥에 소리가 새 나가지 않도록 문단속을 한다.
물론 볼륨조절은 당연지사고.
달리 애국에는 별다른 관념이 없지만, 전기세 절약 캠페인에는 동참하기 위해 에어컨을 틀지 않는다.
그러니 상상 해 보라.
툭 불거진 배 두덩을 온통 다 드러 내 놓은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고성(高聲)을 질러 대는 내 모습을.
그 광경을 보고도 온전한 제 정신을 지녔다고 한다면 그가 실성한 사람이리라.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처럼 미치는 게 결코 나쁘진 않아 보인다.
적어도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거나 스스로에게도 불이익이 되지 않으니까.
어차피 난 딜레탕트가 아니었던가.
정작 문제는 나같이 미친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미치는지조차도 모른 채 미치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런 부류의 인간들은 뭐든지 '되고 싶어' 날 뛰니까.
그래서 주변 사람들까지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그 무엇이 되고 싶어 환심장을 한 사람들.
과연 그들은 무엇이 되고 싶어 그럴까?
실은 그들에겐 무엇인가가 되고 싶어 하는 '허욕' 외엔 아무런 것도 없는데.
그 허욕이 무너지는 날 정말 그들은 미치고 말 것이다.

어느 한 곳에로의 몰두.
그것은 정신력을 집중시킴으로서 성공에로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 저것에 정신을 파는 '정신 박약자'같은 사람들은 그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쪽에 몰두하다 보면 저쪽이 좋아 보이고, 저쪽에 몰두하다 보면 이쪽이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 저곳 방황만 하다 일생에 종지부를 찍고 만다.
삶은 지루하지만 인생은 결코 길지 않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떻게 미칠 것인가에 대해 고민 좀 해야 겠다.
어차피 미치진 않고서는 살아 갈 수 없는 인생이고 보면..................................

2010년 7월 23일 쇠의 날

*달력을 보니 오늘이 [대서 大暑]다.
얼마나 더우련가.
한번 겨뤄 볼 량이다.
그것도 오늘이 아니면 못할 일이 아니겠는가.
일년에 단 한 번 밖에 할 수 없는 일.

sungkilKIM 2010-07-26 13:24	미치는 것 조차도 욕심이 아닐까.... 모든것을 바닥에 내려놓고 사는 것도 인생의 즐거움이 아닌가. 혹은 밥 도둑이랄까봐 걱정은 되지만...... 그렇지만 젊은때는 일에 미쳐서 동분서주 했으니...... 어제 동원참치라고 생각하면 절대 잊지안을 것이라는 나동원회원과의 대화중에 "백수도 해보면 괜찬은 것 같애라는" 말 꺽어지는 나이가 되면 한번쯤 모든 것을 잊고 삶을 사는 것도 인생살이 아닌가....... 두서없는 말을 한번 되씸어 봅니다. 더운 삼복더위 잘 보내시고 언제인가 다시 얼굴한번 뵙시다. 강 교수님.

Heung-sook,Lee 2010-07-28 20:35	좋은신 말씀입니다. 푹 빠져 지내는 맛을 보통사람이 어이알리요!! 목청 가다듬어 좋은 소리 언제 들려주시옵길!!!

whowonpark 2010-07-30 17:04	우리 강교수님은 이미 미친 상태 아닙니까? 학문과 인품과 그 글솜씨라니...그건 이미 미친 상태가 아니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경지가 아닌지요. 원언당의 그 형언할 수 없는 고상한 분위기며 학당으로서의 명성은 그걸 아는 분들께는 이미 명성이 나 있지요. 원언당에 끝없는 학문적 번영이 있기를 빕니다.

송미령 2010-08-03 07:03	미친다는 건 아름다움과 친한다는 것 좋아하다 보면 미치게되는 것 아닐까요. 여기는 우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