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합창 해바리 마을에서

                                                                 - 윤 영 범 -

새벽에 출발한 오늘의 목적지

남해 해바리 마을

여덟 시간을 달려온 먼 길

반가운 얼굴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팽나무 아래

모여든 나그네들

두런두런 지난 소식을 나누고

이게 얼마 만에 만났던고?

경운기 타고 동네를 퍼레이드

좁다란 동넷길 힘껏 달렸다

편백나무 숲으로 가는 길

시골 길가엔 왕보리수가 익고

감자 캐는 노부부 손놀림

마늘을 손질하는 농부들 손길이 수고롭다

토요일  해바리 마을에 손님들 벅적대고

찾아온 나그네들 밤을 맞는다

어둠이 가득한 어촌마을

남해 해바리

횟대로 불을 밝히며

낙지를 찾아 떠난 바닷가

어둠에서 만난 낙지들 몸짓 애처롭다

낙지를 들고 민박으로 가는 길

큰 길가 논엔 개구리 합장

동네가 시끄럽다

삼삼오오 숙소로 향하고

술꾼 나그네들 낙지 안주로 소주 한 잔

지친 나그네들 잠을 청한다

남해 해바리 마을에서.

                                                        11st  JUNE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