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제가 경북 청송 고향에 사과나무를 심었어요. 농사는 시기가 있어서 부득이 정읍에 가지를 못하고 사과밭으로 가야 했었습니다. 정말 많은 준비를 하신 류태길 지부장님..참석하지 못해서 이 기회를 빌어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4월초에 사과나무를 심고 근 한달여만에 다시 밭에 갔습니다. 그동안 나무는 어린 싹을 세상에 내 놓고 있었습니다. 몇 그루는 죽었지만 이 싹을 본 순간 기쁨이 밀려왔습니다..제가 처음에 나무를 잘못 이식하여 한 달내로 손질을 해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새 싹을 본 기쁨도 잠시.... 생각도 못한 고생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건 지주대였습니다. 개개의 사과나무에는 지주대를 심을 때 함께 세웠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세찬 바람에 지주대가 많이 넘어지고 힘을 쓸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과나무는 일자로 똑 바로 자라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네요. 그 이유는 사과가 달렸을 때 그 무게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나무가 쓰러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 하나 배우면서 ~~

따라서 개별 지주대보다 훨씬 튼튼하고 강한 쇠 지주대를 8M 간격으로 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포크레인이 구멍을 1M 이상 뚫어주고 거기에 쇠말뚝을 박는 작업이었습니다..

사실 부산에서 갈 때는 사전에 계획한 일도 아니고 해서 급하게 알아보던 중 마을에서 상수도 공사를 하는 포크레인이 있길래 사정을 이야기하니 오후 5시면 일과가 끝나니 그 이후에 해 주겠다고 해서 그렇게 부탁을 했더니 그 전에 쇠말뚝을 구입해서 세울 곳에 하나씩 옮겨 놓으라고 합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쇠말뚝(아시바라고 하던데 일본말 아닌가 모르겠어요)자재상도 문을 닫고 실어 나를 트럭도 없는데 어떻게 한단 말인가? 난감하던 차에 문을 연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 부랴 자재를 요청하고 마을로 내려 가서 이리 저리 수소문끝에 동네 형이 트럭을 빌려 주기로 해서 자재를 사서 밭에 옮겼습니다. 쇠말뚝은 무척 무겁고 그걸 하나씩 밭 고랑에 옮기다 보니 말뚝을 박기도 전에 힘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저녁6시쯤되어 포크레인이 도착하여 9시가 훌쩍넘어서 지주대를 모두 박고 너무 힘이 들다보니 밥먹을 기운도 없어서 저녁도 거른채 그냥 한밤중에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아래는 토요일 낮에 지주대에 사과나무를 매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정말 잔손질이 많이 간다. 이 시기에는 사과꽃이 핀 밭에는 인공수정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지주대는 세웠지만 그 지주대와 개별 지주대를 연결하는 쇠줄을 묶어서 단단히 고정시켜야 하고 한 그루 한 그루 마다 물을 줄 수 있게 호수도 깔야합니다. 이건 다음주에 가서 할 계획인데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계속 일이 생기고 비용도 계속 추가되네요~~

다음에 촌에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 라는 말을 쉽게 하면 안돼요..저도 초보지만 농사란 자연과도 친해야하고 자연을 따라야 하고 농기계도 다룰 줄 알아야 하고 어르신들의 지혜도 배워야 하고 그냥 되는게 아니더라고요..

그렇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은 힘들지만 매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