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일상을 떠나 큐슈로 2

김정숙 2006-10-13 (금) 23:54 조회:1339

대학 때 전공으로 일본어를 접하면서부터 늘 생각하던 것이 있다. 일본과 한국은 손등과 손바닥이다. 손은 하나이지만 손등과 손 바닥을 전혀 다르다. 태풍도 일본을 통과하면 우리나라를 가볍게 지나가고 우리나라를 통과하면 일본이 대체로 무사하다. 오늘 나는 구마코토 성에 올라가며 참으로 머리 속이 복잡했다.
그 옛날 일본이나 우리나 어떻게 그 먼 나라에 배를 타고 목적지를 찾아 항해를 하고 전투를 하고 그랫을까? 그들이 남긴 흔적 중의 하나가 울산 의 중심에 있는 학성이고 또 하나는 서생 (왜)성이다. 서생성은 건물은 흔적도 없으나 성을 쌓는데 쓰였던 돌들이 그대로 있기도 하고 동네 여기저기에 흩어져있기도 하다. 일본 성의 특징을 지금도 잘 살펴 볼 수 있고 그 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와 해변의 풍광은 정말 아름답다.
가등청정(카토오키요마사)은 쿠마모토 성을 쌓는데 조선 사람들의 솜씨가 필요했었는다 보다. 지금 후쿠오카에는 울산 마치라는 역 이름이 존재하는데 마을이나 사람이 거주하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추석 보름날 둥근 달과 함께 울리는 고토의 가락이 아름다웠다.
성의 앞마당에서 다도를 함께 하고 그 옆에 연주회장이 마련되었다. 전통복자을 한 부인들이 조용조용 움직이고 있었다.
둘째 날 우리를 맞아 주기로 한 호스트와 만날 시간을 기다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호스트는 38세의 젊은 댁이었는데 리스트에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독신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메일을 보냈는데 답신이 없어 전화를 하니 남편이 받앗다. 아 잘됐다. 그런데 우리가 호스트를 신청한 이틀뒤에 미국인가에서 손님이 오기로 되어있고 그래서 우리를 잘 대접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괜찮겟는가 물었다. 우리는 시트를 준비해가고 저녁은 그쪽 시간이 되면 밖에서 우리가 대접을 하고 싶으며 대화를 좀 하고 싶다고 청했다. 그러나 그녀는 괜찮다면 집에서 자기가 마련하는 저녁을 같이 하고 싶다고 했고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나도 직장생활을 하지만 그녀는 얼마나 바쁜지, 그 전날까지 출장을 다녀오고, 친정 아버지께서 엊그제 수술을 하셨는데 병원에 잠깐만 들려도 되겠는다 했다. 우리는 같이 가서 천천히 다녀오라 하고 병원 앞에서 잠깐 기다렸다. 누가 병상을 지키는 분이 계신가 물었더니 일본의 병원에서는 그런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 가족 측에서 병원에 신청을 하면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병원의 간호사 들이 그 역할을 다 한다고 한다. 이미 그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가족에게 맡기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 병원 쪽의 생각이라고 한다.
우리는 8시 쯤 집에 도착하고 밥은 거의 11시가 다 되어 그녀가 만든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먹엇다. 식사 준비를 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는 남편의 이름이 일본식 이름 이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시작된 한일 간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기겁을 했다. 작년에 매스컴에서 한동안 뉴스에 나왔던 일본인 납치 사건과 일정시대 신사참배와 창씨 개명 정신대 문제등을 잠깐 이야기 햇고, 정신대 할머니들의 고통에 대해서 너무도 가슴아파 했다.
그녀는 결혼한 지 6-7년이 되고 아기를 3번 유산해서-일본은 3번 이상 유산을 한 부부에게 보험 공단의 협조를 받을수 잇다고 한다.- 지금은 아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시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어서 빨리 예쁜 아기가 이 부부에게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