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일상을 떠나 큐슈로 3

김정숙 2006-10-14 (토) 00:24 조회:1347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의 눈은 점점 쑥 들어가고 우리는 잠자리를 마련하고 자리에 누웟다.
나는 오늘 따라 잠이 안 온다. 남편은 금방 코를 골기 시작하고 옆방에서 이 소리에 잠을 못 잘까 걱정이 된다.
다음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그대로 출발. 그녀가 다시 우리를 태워 구마모토 역으로 간다.
직장 동료의 출산 휴가로 인한 업무 인수 관계로 더욱 피곤한 그녀. 오늘 같은 토요일 일이 없으니 늦잠을 자도 되련만...잠깐만 기다리라던 그녀는 무엇인가 선물을 사갖고 와서 인사를 한다.
그녀는 한국에 꼭 오라는 나의 말에 한국말을 잘 하게 되면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일본 사람을 싫어하다던데 하며 걱정이 태산이다. 나는 미리 걱정하지 말고 한국은 일본 말이 잘 통하는 곳이라며 친절한 한국 사람도 많다는 설명을 하며 꼭 오라고 초대 하며 손을 흔들어 안녕을 고했다.
이제 우리는 나가사키의 하우스텐보스로 간다. 원래는 계획에 없던 곳인데 첫날 호스트 아쩌씨께서 우리를 자동차로 안내해 주셔서 생긴 보너스 타임을 이용한 여행이다. 도스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하우스텐보스에 내렸다. 물과 나무 그리고 바람 빨간 지붕이 아름답다. 우리는 내부에 입장을 하는 대신에 JAL호텔의 스카이라운지 이태리음식을 즐기며 모처럼 느긋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위에서 보는 전경도 참 아름답다. 일반 단독 주택으로 되어 있는 집들은 일본의 부자들에게 1억엔에 팔린 개인 소유의 별장들이란다. 차들이 제법 들어가고 있다.
이제 다시 아리타를 향해 출발!
요즈음 우리 역사에서 임진왜란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있고 그것은 바로 임진왜란이 도자기 전쟁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그래 그 옛날 우리의 할아버지들이 일본에 와서 오늘의 아리타 도자기와 비젠도자기를 만드셨지.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을까. 나는 그 발자취도 보고 느끼고 싶었다. 아리타 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친절한 기사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제일 먼 곳에서 내려 하나씩 보며 걸어 내려 오기로 했다. 이삼평 할아버지가 발견한 고령토 광산, 이삼평 할아버지의 기념비, 신사에 있는 도자기로 구운 하얀색의 좌상, 그 후예들이 이룬 옛 동네와 골목길.
아리타 도자기는 유명해졌고 할아버지의 모습은 쓸쓸하다. 그러나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계신 그 조용한 모습이 가슴깊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