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IC에서 나와 우회전 하면 바로 지경고개를 도착하는데
'여기까지 오는것' 부터 꼬인다.
한바퀴 돌아 산행 기점인 "산고루 식당" 앞에 도착했다.
등산로 초입을 잘못들어 헤멘다.(두번째 잘못)
한길 넘는 무성한 잡목이 뒤덮혀 발밑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헤멘 끝에 겨우 시그널을 찾아 등산로에 집입했다.
어렵사리 찾은 등산로 에서 곧바로 직진해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내려서니 어라 통도컨츄리 클럽의 남코스
14번 홀 티박스에 도착한다.
세상에 배낭메고 등산화 신고 골프치는 넘 봤나?
하기사 비싼 돈내고 골프치는 것 보다 14번홀 티박스에서
공짜로 올라섰으니 이또한 선경이 아니겠는가 !
세번째 잘못으로 진입한 골프장에서 우왕좌왕 하기 시작,
14번 홀과 13번홀 경계구역인 소나무 사이를 걷는다.
'아는것이 힘' 이 아니고 '너무 많이 아는것' 이 병인가 보다.
일행중 두분이 가지고 있는 지도엔 15번 홀과 17번 홀 사이로
가야한다고 표기되어 있으니.... 안믿을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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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컨츄리 클럽의 남코스 13번 홀의 그린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회원들께 서비스 차원으로 A 그린을 사용한다.
사람이 서서하는 놀이중에제일 재미있는 것이 'Golf' 이고
앉아서 하는 것중에 최고 재미있는게 '마작' 이라나...
15번홀의 티박스에서 드라이브 샷을 날리는 모습이다.
골프장의 새파란 잔듸가 싱그럽다.
등산복 입고 등산화 신고 드라이버 샷 하는 사진을 찍다니...
EXIF :Samsung Techwin | | 1/500s | F 3.5 | ISO-50
통도컨츄리의 클럽 하우스 전경이다.
이 골프장은 국제그룹의 양모모 회장이 건설했는데
어느날 눈때문에 청와대 모임에 지각을 했고 이로인해
괴씸죄로 연결 그룹이 풍지박산 나 버렸고....
이어 한일합섬이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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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프장이라 조경과 경치가 그만이다.
나도 2십여년 전에 여러번 공치러 왔던곳이라 새삼 감회가 깊다.
그때 마침 북코스가 추가로 건설 개장되었는데 북코스는
남코스보다 거리가 더 있어 아마추어에겐 어려운 코스였다.
연습그린과 남코스 OUT 1번홀이 보이고......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3.5 | ISO-50
북코스 2번홀 T 박스이다.
남코스 14번 홀에서 이곳까지 Golf장만 50분을 걸었다.
땝볕에 아스팔트 길을 걷느라 초반에 진을 다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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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을 벗어나 다시 등산로에 진입했으나 여기서 이산가족이 된다.
골프장 직원 (이동리 사람) 말대로 임도를 따라 바로가면 될것을
또 왼쪽능선을 따라 가느라 (사실은 이길이 정규등로임) 두팀으로
갈라진다.
나는 이제 남의 눈치 볼것없이 임도를 따라 계속직진 한다.
한고개를 넘으니 "송산" 이라는 농막 같은곳을 지나게 된다.
이어서 길가 대나무 숲 옆에 민가를 만나고 샘에 물도 마시며
길을 물어보니 그냥 곧바로 가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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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4십여분 임도를 따라 걷다보니
"삼덕공원" 안내판이 있는 고개에 도착했다.
이제 날씨는 점점 무더워 지기 시작하고.....
"삼덕공원 묘원" 입구 정경이다.
오늘도 이 무더운 날씨에 한분이가셨는지 영구차가 도착해 있고
유족들이 까만 양복에 넥타이 정장한 모습을 보니 내가 갑자기
더워진다.
EXIF :Samsung Techwin | | 1/500s | F 3.5 | ISO-50
묘지 한가운데로 난 영구차가 다니는 시멘트 오르막 길을 조금 걸어
길옆에 나란히 묻혀있는 고향선배(?)님을 만나 하소연 했다.
"오늘 무지하게 덥지에?"
"제가 여러선배님들을 인터넷에 올려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오늘 저 좀 도와 주십시요, 날씨는 무덥고 갈길은 2십킬로도
더 남았습니다. 선배님들이 안도와 주시면 중도에 포기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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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낙동정맥 길을 가다보면 많은 묘를 만난다.
나는 묘소를 지나칠때 마다 꼭 인사를 나눈다.
"조용히 쉬시는데 시끄럽게 지나가서 죄송합니다."
"오늘 산행도 힘든길인데 도와 주십시요"
이렇게 인사하고 지나면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EXIF :Samsung Techwin | | 1/750s | F 3.5 | ISO-50
공원 묘지 입구에서 이곳까지 남북으로 2십여분 더 걸렸다.
이곳이야 말고 100% 땡볕속 시멘트 오름길이다.
그러나 이런 묘지를 만나면 오히려 나는 마음이 편해진다.
마치 고향을 찾아온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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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원효와 너구리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직 원효가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던 젊은 시절의 일이었다.
원효의 스승으로 알려진 대안스님이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어미 잃은 너구리 새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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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스님은 매일같이 우물가로 가서 아낙네들에게 젖을 시주
받아서 너구리 새끼를 키웠다.
보름이 지난 후, 길을 떠나면서 스님이 하던 일을 제자인
원효에게 맡겼다. 돌아와보니 너구리새끼가 죽어 있었다.
지혜가 어둡고 정성을 다하지 못한 탓이었다.
EXIF :Samsung Techwin | | 1/250s | F 6.3 | ISO-50
그때 어디선가 까마귀 울음소리가 났다.
대안스님이 죽은 너구리 새끼를 까마귀에게 주었다.
까마귀에게는 배를 부르게 하고, 너구리 새끼에게는
보시의 공덕을 쌓게 하기 위함이었다.
생사가 불이(不二)라고 했다. 죽은 것의 방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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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덕공원 묘원에서 바라본 통도사 뒤 영축산의 모습이다.
마치 독수리가 양날개를 펼치고 웅비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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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원을 지나 664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을 조금 내려서면
부산 운봉 산악회에서 세워놓은 회원의 추모비가 소나무 아래
바위에 설치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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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봉에서 바라본 영축산과 그 능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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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봉에 세위놓은 통신시설 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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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봉에 세워좋은 통신시설 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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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봉 통신시설 앞에서 셀프로 한장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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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시작 3시간여 만에 이제 정족산 정상에 도착한다.
울산 울주군 삼동면과 양산시 하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일명 솥발산이라 불리는 정족산(鼎足山·700m).
솥발산은 산 정상에 길게 뻗은 바위 모습이 가마솥을
받치고 있는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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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발과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 하나.
옛날 천지가 개벽할 때 정족산 근처 모든 곳이 물천지가
되었어도 이 산 봉우리만은 솥발만 남아 찰랑거렸다고 전해온다.
정족산은 천성산 제2봉(옛 천성산), 천성산(옛 원효산)과 함께
북에서 남으로 하나의 긴 산줄기를 이루고 있지만 양산 최고의
명산인 천성산에 가려 산꾼들에겐 그저 평범한 산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한발짝 한발짝 차분하게 들어가 보면 결코
녹록하지 않은 산임을 알게 된다.
EXIF :Samsung Techwin | | 1/750s | F 3.5 | ISO-50
정상에는 정사각형 삼각점이 놓여 상봉에서 10m 거리의
또다른 암봉에는 태극마크와 함께 정족산이라고 적힌
사각형 표식이 있지만 그곳은 정상이 아니다.
EXIF :Samsung Techwin | | 1/750s | F 3.5 | ISO-50
정상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멋진 바위 전망대가 있다.
울산과 양산 시가지 영축산과 천성산, 원효산이 한눈에 조망된다.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6.3 | ISO-50
다시 몇발자욱 내려서면 시원한 소나무 그늘아래 있는
또하나의 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건너편에 오늘 가야할 천성산과 윈효산이 아득하기만 하다.
EXIF :Samsung Techwin | | 1/90s | F 3.5 | ISO-100
정족산에서 2십여분 잘닦은 임도길을 따라 내려오면 대성암으로
가는 대성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이근봉 선생과 둘이서 점심을 먹는다.
날씨가 너무 무덥고 목이말라 갖고온 샌드위치를
억지로 구겨 넣는다.
EXIF :Samsung Techwin | | 1/60s | F 3.5 | ISO-100
이곳은 과거에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다.
쓸어져 가는 가건물도 보이고 차와 음식을 팔았던
"무릉도원" 이라는 안내판도 보인다.
EXIF :Samsung Techwin | | 1/250s | F 3.5 | ISO-50
대성재를 뒤로 하고 잠깐 산길로 들어섰다가 7분 후 다시 임도를 만난다.
이어 임도를 벗어나 울산광역시 분기봉까지 잠깐 올라갔다가 우측으로
꺾어야 하지만 우측사면의 임도가 안적고개까지 직선거리로써 이어지므로
그대로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시멘트 포장까지 되어 있는 임도이다.
그렇게 7분 임도를 따르니 분기봉을 넘은 능선과 다시 만나고,
6분 후 '대성암, 안적암, 조계암' 이라고 커다란 이정표가 있는
안적고개에 이른다.
EXIF :Samsung Techwin | | 1/250s | F 3.5 | ISO-50
좌측 주남리쪽에서도 넓은 임도가 올라와 있고 차량이 여러대 주차해 있다.
이렇게 해서 울산광역시를 작별하고 이제부터는 마루금 양쪽 모두 양산시에
해당한다
EXIF :Samsung Techwin | | 1/1000s | F 3.5 | ISO-50
안적고개를 지나서 계속해서 임도길...
걷기는 편안하지만 좀 지루하다는 생각을 한다.
9분 후 KT기지국과 통신탑 앞을 지나고, 2분 더 진행하면 임도를
벗어나면서 산길로 접어들게 되므로 드디어 임도가 끝났구나 했는데
불과 5분 진행하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여기서 큰 잘못을 저지른다.
지금까지와 같이 임도가 천성산까지 연결되어 있는것 같고,
산길보다 덜 가파르고 쉽게 진행할 수 있을것 같아 계속 임도를 고집한다.
그런데 그게 큰 실수였다.
임도라서 그늘이 전혀 없는데다가 땡볕을 걷느라 온몸이 불덩이가 된다.
게다가 애껴 마시던 식수마져 모자라 가슴이 답답하다.
나중엔 십분을 계속 걷지 못하고 길바닥에 벌렁 누워버렸다.
조금만 더 가보고 안되면 포기하기로 한다.
그런데 아침의 고향선배님들(?)이 도와주신 덕분일까?
딱 한군데 흐르는 계곡물을 발견했다. 수량이 너무적어 나뭇잎으로
받아 배불리 마시고 나니 정신이 번쩍든다. 그리고 두병에 가득채웠다.
이제 능선을 향해 치고 오른다.
조금 전까지 기진맥진 했는데 힘이 새롭게 솟아 오른다.
온힘을 다해 높은 봉우리 사람들의 소리가 나는 방향에 오르니
그게 바로 천성산 이다. 얼마나 반가운지.....
EXIF :Samsung Techwin | | 1/750s | F 3.5 | ISO-50
천성산은 통도사가 있는 취서산(영축산) 줄기가 남동쪽으로 뻗은 산이다.
취서산을 통도사 창건주인 자장율사의 산이라고 하면, 천성산은 원효대사의
산이다.
천성산 역사는 1천 3백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루는 원효가 산에 올라가 천안통으로 보니 당나라 산동성
법운사에 큰 재난이 닥쳐오고 있었다.
원효는 그 절의 대중들을 구하기 위해 문짝을 뜯어 그곳으로 던져 날렸다.
절 마당에 큰 널판이 떨어지자 대중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법당을 뛰쳐나왔다.
그 순간 뒷산이 무너져 법당을 덮쳤고, 대중들은 화를 모면했다.
이 사실을 안 1천명의 대중들이 해동신라로 건너와 원효의 제자가 되었다.
천성산(千聖山)이라는 이름도 '해동원효 척판구중(海東元曉 擲板救衆)'이라는
이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한다.
어쨌거나 시퍼런 계율로 살다간 자장율사와
파계까지하며 자유분방하게 살다간 원효대사가
취서산과 천성산으로 서로 이웃해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사방으로 시야가 막힘없이 트이는 가운데에도 특히 우측으로 수십 길
절벽을 이루고 있어 마주보고 있는 원효산이 더욱 웅장한 느낌이다.
계곡 아래로 내원사 전경도 전체 시야에 들어온다.
정족산과 동일한 태극기 형상의 정상석 외 별도로 오색의 정상석이 있다.
한편 몇 년 전 양산시 지명위원회 심의 후 원효산을 천성산으로,
이곳 천성산은 천성산 제2봉으로 지명을 변경 고지를 하였다는데 딴은
예전부터 천성산과 원효산에 익숙해 있는 터에 제2봉이니 하는 것이
어째 좀 어색한 느낌이다.
EXIF :Samsung Techwin | | 1/250s | F 6.3 | ISO-50
그나저나, 최근 천성산은 또다른 근심에 휩싸였다.
정부의 고속철도가 천성산 심장을 뚫고 지나가게 되었다는
점이다.
고속전철의 천성산 관통은 수맥변화와 지반침하를 일으켜
화엄늪지대를 파괴하며, 천성산 숲과 계곡을 급속하게
망가뜨릴 것이 뻔하다.
1994년 환경영향 평가 당시 화엄늪지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천성산 부분만이라도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일을 함부로 저질러놓고 나중에 감당하지 못하는 정부의
졸속정책이 천성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래저래 산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뿐하지만은 않다.
EXIF :Samsung Techwin | | 1/90s | F 3.5 | ISO-50
천성산을 내려서면 다시 임도가 시작된다. 임도와 나란히 하면서
임도 우측 날등으로도 산길도 이어져 가급적 날등길을 따른다.
8분 후 우측으로 내원사 하산길이 보이고...
8분 더 진행하면 역시 우측으로 내원사 하산길처럼 보이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날등길의 커다란 바위를 막 넘어선 곳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전면의 봉우리를 거쳐 우측으로 휘어지는
능선이 마루금인 것 같지만 바로 이곳이 원효산으로 이어지는
분기점이다.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6.3 | ISO-50
온수고개에서 능선을 오르면 갑자기 드넓은 억새풀과 진풀이새
초지가 나타난다. 위쪽으로는 천성산과 원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평평한 능선이 이어져 있다.
이곳이 바로 원효가 1천명의 대중을 모아놓고 금북[金鼓]를 치며
화엄경을 설했다는 전설의 화엄벌이다.
힘들게 올라온 후라 능선에 벌렁 드러누워 파아란 하늘을 바라본다.
아마 이순간을 위해서 그렇게 땀을 흘린가 보다.
능선의 화엄벌은 마치 천국같다. 양산방향을 바라봐도 시원하기만 하다.
당연히 뒤돌아 보는 천성산이 더욱 장쾌한 풍경이고 바로 앞
원효산 역시 바라보는 자체만으로 그저 평화롭고 아늑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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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산 입구이다.
우측으로 돌아가면 화엄벌 늪지대로 간다.
화엄벌은 9만여 평의 넓은 초지의 절반 가량은 국내에서 몇 군데
밖에 없는 희귀한 산지습지가 자리하고 있다. 화엄늪이라고 부르는
이 습지는 1999년 9월 울산의 식물학자 정우규 박사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다.
EXIF :Samsung Techwin | | 1/180s | F 6.3 | ISO-50
늪의 수원(水源)은 지하에서 흘러나오는 용천수이다.
위쪽에 따로 계곡이나 숲이 있는 것도 아닌데 초원 곳곳에서
용천수가 흘러 초원을 흥건히 적시고 있다.
바닥은 낙엽과 풀잎들이 쌓여 이탄층(泥炭層)을 이루고 있다.
물먹은 스펀지같은 이탄층 사이에서 물이 흘러나와 더러는
샘을 이루기도 하고, 더러는 도랑을 만들며 아래로 흐르고 있다.
화엄늪습지보호지역 안내판과 화엄벌이라는
이정표가 보이면서 가야할 원효산쪽으로는 지뢰표시가 있는
가시철망이 가로막고 있다.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6.3 | ISO-50
원효산 정상은 공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출입금지지역이므로
일반적으로는 이곳을 정상으로 대신하는 모양이다.
출입금지 경고판이 세 개씩이나 보인다.
대신 가시철망을 끼고 우측 화엄늪 방향으로 일반등산로가
있으니 일단 그 쪽으로 들어선다.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6.3 | ISO-50
화엄벌의 초지는 군 부대가 자리하고 있는 정상까지 뒤덮고 있다.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정상 부근은 온통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
그것도 부족해서 군데군데 '지뢰' 표지가 걸려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천성산 주변은 3천4백여 개의 지뢰가 묻혀 있다고 한다.
이곳 뿐 아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군사시설 주변은 온통 지뢰밭이다.
서울 도심의 야산에도 지뢰가 엄청나게 묻혀 있다.
EXIF :Samsung Techwin | | 1/500s | F 3.5 | ISO-50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의 피해는 일일이 보고할 수 없을 만큼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지뢰가 묻힌 지역은 산불이 나도 진화작업에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산불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 다행히 내년이면 군부대가 다른 데로 이동하고
매설지뢰도 모두 걷어진다고 한다.
군부대가 없어지면 차량이 오르내리는 작전도로도 함께 폐쇄될 것이다.
하지만, 천성산을 지키는 데는 오히려 지금의 상태가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군부대가 철수하고 지뢰와 철조망이 걷어지면 당국의 천성산 관광개발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EXIF :Samsung Techwin | | 1/500s | F 3.5 | ISO-50
화엄늪 능선갈림.
철망을 바짝 낀 채 사면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작은 물길을 한 차례 건너기도 하는 등 15분 남짓 진행을 하니
일반등산로는 철망을 벗어나 우측 화엄늪이 있는 능선쪽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예상과는 달리 철망쪽으로 희미한 산길만 보여 아까
화엄벌에서 좌측으로 진행을 했어야 하는 판단...
그러다 되돌아 가기도 뭐 하고 그대로 철망을 따라 진행하기로 한다.
한편 화엄늪 능선으로는 억새지대가 절정을 이루면서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일부러라도 한번쯤 들러 볼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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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암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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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암과 그 뒤편 바위에 조각된 마애불상이다.
EXIF :Samsung Techwin | | 1/500s | F 3.5 | ISO-50
원효암에서 잠시 내려오니까 정상 등산로를 만난다.
원효산 도착이 3시 56분, 그리고 이곳까지 한시간 넘게
알바를 해서 5시 3분에 후미일행과 합류 할 수 있었다.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3.5 | ISO-50
뒤돌아 본 원효산이 웅장하다.
오른쪽 바위 끝에서 왼쪽 군사시설물 아래로 내려왔다면
십여분밖에 안걸릴 길을 멀리 돌아왔다.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3.5 | ISO-50
5분 내려서면 다시 도로를 만나는 안부이다.
그러나 도로를 건너자마자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몇몇 일행은 전면의 봉우리를 오른 후 다시 도로로 내려서게
되어 있으므로 굳이 산길로 들어설 필요 없다고 도로로 진행을 한다.
어쨌든 산길로 들어서면 제법 가파른 오름길...
그렇지만 그리 긴 오름길은 아니다.
아울러 웅장하게 펼쳐진 원효산을 뒤돌아 보는 멋도 괜찮다.
다시 임도를 만나 따끈한 햇볕을 받으며 걷는다.
그런데 조~기 왼쪽끝 봉우리에서 오늘의 네번째 알바가 기다릴 줄이야....!
그냥 임도를 따라 걸어야 할것을 굳이 마루금 고집하다가 용천지맥으로 내려선다.
EXIF :Samung Techwin | | 1/90s | F 3.5 | ISO-100
십여분 내려오다보니 이길이 아니다.
십여명이 앞사람 따라 가다가 무심코 갈림길을 지나친 것이다.
다시 돌아오는데 다리에 힘이 빠져 죽을 지경이다.
다행히 원효산 돌아올때 원효암에서 식수를 충분히 보충했기 망정이지...
아직도 가야할 길이 두시간이나 남아있는데....
EXIF :Samsung Techwin | | 1/45s | F 3.5 | ISO-132
오른쪽 나무가지에 이렇게 많은 시그널이 달여 있는데...
무었에 씌었는지 하나도 못보았다.
오른쪽엔 정맥 시그널이... 왼쪽엔 용천지맥 표지판이 떡 버티고
있는데도 말이다.
EXIF :Samsung Techwin | | 1/15s | F 3.5 | ISO-152
게다가 나뭇가지를 꺽어 가는 길을 막아 두었는데도
그냥 밟고 갔으니.... 죽어도 싸지... 좋다 ! 오기가 생긴다.
오늘 끝까지 알바 해보자 !
EXIF :Samsung Techwin | | 1/250s | F 3.5 | ISO-50
급한 내림길을 10여분 내려서니 다시 도로를 만나고, 잠시 후
도로가 우측으로 꺾이면서 마루금을 벗어나지만 능선쪽으로
또다시 가시철망과 함께 지뢰표시가 마루금을 가로막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하다.
EXIF :Samsung Techwin | | 1/350s | F 3.5 | ISO-50
이번에는 가시철망이 3중으로 둘러쳐 있어 섯불리 넘을 수도 없다.
대신 우측 사면으로 산길과 표지기가 보이니 할 수 없이 사면길로 들어선다.
금방 끝나려니 했는데 시종 지뢰표시가 있는 가시철망 사면길... 1
0여분 후에는 작은 물길까지 건너야 하니 찜찜한 기분으로 물길을 건넌다.
이후로도 두어번 물길을 더 건넌 후에야 비로서 능선으로 붙고
가시철망이 끝이 난다. 장장 가시철망길만 50분은 걸은 셈이다.
EXIF :Samsung Techwin | | 1/45s | F 3.5 | ISO-100
이 무더위에... 땡볕에... 10시간 하고도 17분을 더 걸어
완전히 글로기 상태가된 물에빠진 생쥐의 모습으로 596봉에 도착한다.
앞서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던 총무님이 비상식인 소시지와 물한잔을
얻어 마시고야 비로서 정신이 든다.
EXIF :Samsung Techwin | | 1/45s | F 3.5 | ISO-332
6분 진행하면 우측으로 능선이 꺾이면서 급 내림길을 내려서야 한다.
방화선으로 되어 있어 건너편 운봉산까지 시원하게 보이는 길...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뒤돌아보는 선화, 중희 누나들을 만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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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 뒤를 따라 내려오시는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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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도 좋은지...?
그래도 활짝 웃는 두분의 모습이 보기 좋다.
아무튼 역 진행시 땀 꽤나 쏟아야 할 듯 보이는 급 내림길을 십여분
내려서면 양쪽으로 뚜렷한 하산길이 있는 안부 4거리, 범고개에 도착
여기서 정맥길을 접는다.
7시 30분 정도 되었을까?
주위가 너무 어두워 랜턴을 켜고 다람쥐 캠프쪽으로 하산한다.
열한시간의 힘든 산행이었다.
Huh J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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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 (천성산~원효산)
설성룡
Sungrei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