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간사이 대학에서 열린 2007년 일본 서바스 연차총회에 다녀왔다.

일본 연차대회는 킨키지부 주최로 일본 각지부의 대표들과 킨키지부 회원 30여명이 1박2일의 프로그램으로 간사이 대학에서 열렸다. 나와 윤영범씨부부는 한국대표 자격이어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같은 비행기로 출발하기로 했던 송상기총무님이 떠나는 날 아침 갑자기 불참을 통보해 와서 나 혼자 김해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울의 윤영범씨부부와는 회의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송총무님은 ‘LOI’에 스탬프까지 사서 붙이고 항공예약까지 마친 상황에서 갑작스런 업무로 출발하지 못하게 되어 나도 본인도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나 일본회의 참석보다도 더 가치 있는 일을 해냈다는 것을 뒤에야 알게 되었다. 

송총무님은 일본 여행대신  ‘한국 서바스 2008년 NGO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을 한 것이다. 

나는 일본에서 우리 홈페이지 들어가 보고 이를 알게 되었고 놀랍고도 대견스러웠다. 그처럼 방대한 서류를 엄청난 순발력으로 기간 안에 작성하여 관계부처에 제출한 것이었다. 이것이 한국 서바스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이 들면서 일본 여행 내내 흐뭇하였다. 

일본 서바스 회원들은 한국이 2009년 국제 총회유치를 제안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흥미가 많은 듯이 보였고 질문을 많이 했다.

그리고 차기회장으로 거론 되고 있는 수와상은 2009년 국제서바스총회를 한일간 공동으로 개최하면 더 좋겠다는 제의를 했다. 한일 월드컵 같이 많은 서구인들이 참석할 것이며 한일간의 서바스 활동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제안을 했다. 메인이벤트인 총회는 한국에서 그 전후에 실무자회의(Working Group Meeting)는 일본에서 개최하면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었다. 나는 우리 회원들과 논의를 해 보겠다고 응답했다.

세계총회는 부산에서, 관광여행은 ‘서울과 DMZ 투어', ‘제주도 투어’에 이어 ‘일본 투어’까지를 가미하면 프로그램자체는 서구의 어떤 총회보다도 참신하고 매력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0 서울에서 런던까지'대륙횡단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았다. 몇 분은 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상위에 차려진 한국음식과 야노상

떠나기 전날 밤 수와상의 초청으로 수와상 댁으로 갔다. 윤영범부부가 떠나기 전 호스트를 받은 집이기도하다. 방안으로 들어서자 차려진 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 음식이 차려져있질 않은가. 부침개, 김치, 숙주나물, 무나물, 시금치나물, 김치, 쇠고기볶음....... 내가 감탄하고 있는 데 갑자기 들어서는 여인, 야노상이 아닌가? 29일 회의를 마치고 지금쯤은 오이타로 댁으로 돌아가 있을 야노상이 여기에 나타나다니...... 우리는 반가워서 껴안았고 해후를 즐겼다.     

일본 서바스의 배려

윤영범부부가 호스트를 받을 때 언어가 능통하지 못하니 도움을 주고 한국회장이 마지막 날 온다니 한국음식으로 대접하기 위한 배려로 한국통 야노상은 5일 간이나 이집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이번 여행에서 느낀 소감 몇 가지를 적어본다.

일본 서바스

저녁 리셉션에는 킨키지부의 회원들과 각 지부 대표들 30여명이 참석했다. 부산 FEA회의에 서 뵌 반가운 얼굴들도 많았다.  나는 명함을 돌리면서 인사를 나눴다. 명함이 참 요긴하게 쓰였다. 대부분 서바스 활동을 한지가 꽤난 오래 된 분들이 많았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노년층이 많았다. 서바스 운동에서 국제적인 노령화의 경향을 일본은 어떻게 극복 할 수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젊은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았다.

규격화 되어있는 일본사회

회의 전후 일주일을 4 가정에서 호스트를 받으며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가 있었다.

일본사회는 규격화 정례화 되어 있었다. 모든 시스템이 cm 단위로 움직였다. 매사는 정확하였고, 일본인들은 100% 확신이 서지 않으면 일을 시작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일을 시작하면 완성 후 까지 100% 확인을 했다. 작은 선물이 오가는 것도 사실은 일의 마무리를 점검하기 위한 하나의 배려로 보여 졌다. 

일본-느린 변화 속의 안정

그들의 변화는 느려보였다.

아직도 지붕에는 텔레비전 안테나가 그대로 있어서 마치 우리의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컴퓨터 시대에도 종이가 아직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다다미방에 석유난로를 켜서 난방을 하고 내의들을 입고 살았다.

실용에서는 빠른 적응

식생활은 아침식사는 대부분 빵과 요구르트를 중심으로 서구식(양식)으로 먹고 있어서 실용추구에 있어서는 빠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빨리 서구문물을 받아들여 선진국이 된 일본이 아니던가.

장수국

춥게 살아야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일본 사회통념을 주위의 장수하는 분들이 증명해 주었다.  내가 마지막 호스트를 받은 히라이씨 노모는 올해 101세였는데 같이 앉아서 식사를 해 보니 식사량은 나와 같았고 매끼 맥주를 한 잔 씩 빠짐없이 드셨다.

큐슈 멤버인 노부코 타카하시씨는 회의참가자 전원에게 아크릴사로 뜬 유리그릇용 수세미를 나누어 주었다. 올해 108세이신 노모가 손으로 손수 뜬 것이다. 나에게는 15개를 주며  한국 회원에게 드리라고 해서 챙겨왔다. 이 작은 물건은 108세 할머니가 손수 뜨신 걸작이었다.

아침 TV 뉴스에는 유명한 동화작가가 10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는 소식이었다.  

벚꽃관광은 의무

내가 묵었던 집마다 도시락을 준비하여 벚꽃놀이를 갔다. 교토, 나라, 오사카 지역은 는 벚꽃이 만개하고 있었고 기차역에는 벚꽃이 피는 정도를 시시각각으로 전광판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예를 들면 범어사 50% 개화(開花), 금정산성 20%(開花),,,, 이런 식이다.  어느 곳으로 벚꽃 놀이를 갈 것인가는 개화정도를 좋아하는 개인의 취향에 따른다. 벚꽃 철이 되면 벚꽃 놀이를 가는 것은 전 국민의 의무로 비칠 정도였다. 

신사(神社)는 일본인들 마음의 고향

밤이 되어 수와상의 안내로 가까운 신사(神社)로 갔다. 골목을 돌아가니 바로 신사(平野神社)가 있었고 벚꽃축제(櫻花祭)가 열리고 있었다. 먹을거리와 장난감을 파는 노점상과 일찍 잡은 자리에 앉을 것을 깔아 앉을 자리를 임대해주는 사람, 임시로 꾸민 식당에서 단체들의 회식, 친구들의 모임, 데이트하는 아베크족, 소리 지르며 즐겨하는 청소년들, 조용히 즐기는 노년층들로 시끌벅적한 난장판이었다.

나는 기독교인이자 보수적인 교사 출신이라 신사란 무조건 나쁜 것인 곳인 줄로 알고 있었다. 신사에 대한 지식은 우리 매스컴에서 일본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 항상 한일간의 문제가 되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신사의 벚꽃제에 참석해 보고 나의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신사가 토속 종교의 신들을 숭배하는 종교기관이라기보다는 오리려 뿌리 깊은 일본인들의 풍습의 일부라는 것이 내가 수와상, 야노상, 토모코상과 함께 즐긴 신사의 벚꽃 축제에서 발견한 인상이었다.

태어 날 때 부모님들이 이곳에 와서 참배를 드리고, 새해 첫날에 그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기원하고 어린이 땐 동네 놀이터로, 청소년 시절에는 학습장으로, 성년에 접어들면서는 데이트장소로 가정의 중요한 일이 있을 때엔 가족행사장소로, 아기가 태어나면 무병장수를, 결혼식, 새로 집을 지을 때, 자동차를 살 때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사색의 장소로 신사를 찾는다. 곳곳에 산재해 있는 신사는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작은 것은 작게 큰 것은 크게

어느 분은 일본인을 ‘축소 지향적’이라고 보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작은 것은 더욱 작게, 큰 것은 더욱 크게’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이왕이면 더 크게, 이왕이면 더 작게 만들자.’는 생각이 오늘의 일본을 만든 것 같다. 작은 것을 잘 만드는 예는 들 필요도 없지만 성채, 고건물, 절 등은 물론이거니와 현대식 공공시설을 둘러보면 서구의 것을 크다고만 할 것이 아니다.

두서없이 적어 보았습니다.

멋진 봄날 보내세요.

이번 주말 서울에서 만납시다.

다대포에서

김종수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