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

일본의 작가 <아베 코보>의 소설로

약간의 난해함과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작품은 카프카의 변신과 샤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을 연상케하는 구성이,
삶의 일탈을 바탕에 둔 작가 자신이려니 하면서 읽어나갔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손에서 놓기가 쉽지않았다.
모래속에 빠져들면 발걸음을 쉽게 옮기질 못하는것 처럼,,,,

<모래의 여자> 주인공 니키 준페이는 곤충 채집하러

바닷가 사구로 형성된 마을에 왔다가 모래구덩이 집에 억류된다.

 모래구덩이 집에서의 일상은 탈출을 시도하려는 몸부림이다.
몸부림은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사유를 가능케한다. 
‘인간은 다른 세계를 꿈꾸느라 바로 여기가 다른 세계임을
깨닫지 못하는 절대적 모순에 살아가는,그리하여 늘 몸부림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인 듯 하다‘고 말했듯이,
니키 준페이는 이생에서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들인 것 같다.

8월의 어느날, 한 남자가 행방불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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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새벽빛 슬픔이 북받친다........
서로 상처를 핥아 주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를 영원히 핥고만 있는다면,
끝내는 혓바닥이 마모되어 버리지 않을까?
<"납득이 안 갔어,,,,

어차피 인생이란 거 일일이 납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저 생활과 이 생활이 있는데, 저쪽이 조금 낫게 보이기도 하고......
이대로 살아간다면, 그래서 어쩔 거냐는 생각이 가장 견딜 수 없어......
어떤 생활이든 해답이야 없을 게 뻔하지만......
뭐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쪽이 왠지 좋을 듯한 기분이 들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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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만에 새 끼줄 사다리가 내려졌다.
여자를 번데기처럼 이불에 둘둘 말아 로프에 묶여 올려 보내졌다.
여자는 시선이 닿지 않을 때까지,
눈물과 눈곱으로 거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애원하듯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안보는 척, 눈길을 돌렸다.
여자를 데리고 간 후에도 새 끼줄 사다리는 여전히 매달려 있었다.
남자는 조심 조심 손을 뻗어 ,살짝 손가락 끝으로 만져본다.
끌어올려지지 않음을 확인하고서,천천히 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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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서둘러 도망칠 필요는 없다.
지금,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왕복표는 목적지도 돌아갈 곳도,
본인이 마음대로 써넣을 수 있는 공백이다.
그리고 그의 마음은 유수 장치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으로 터질 듯하다.
털어놓는다면, 이 부락 사람들만큼 좋은 청중은 없다.
오늘이 아니면, 아마 내일, 남자는 누군가를 붙들고 털어놓고 있을 것이다.
도주 수단은, 그다음날 생각해도 무방하다.
<모래의 여자>에서
 

  후기;
<모래의 여자>를 읽고선 가을 햇살이 그립고
햇살아래 누워서 사람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층층나무 그늘아래. 불편한 의자에 앉아
‘사라 브라이트만’의 소리로 몸부림을 잠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