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묵었던 스위스 호스트 가족 Lisbeth으로 부터 눈이 내리고 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오늘 나는 몰운대를 걸으면서 매화, 오리나무, 진달래가 꽃봉오리를 내밀고 있는 봄을 만끽하고 막 돌아 왔습니다만 스위스에는 많은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고 눈 속에 파 묻혀서 글을 쓴답니다.

어제는 거의 하루 종일 눈을 파헤치고 자동차를 꺼내고 길을 냈다고 합니다. 제일 어려운 것은 눈 속에 파묻힌 야채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애들은 마냥 눈 위에서 눈썰매를 타고 즐긴답니다. 오늘은 20cm 눈이 더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내렸답니다. 3월인데도 Toggenburg Feldmoos 마을의 눈은 장난이 아닌가봅니다.

Lisbeth와는 이제 퍽 오래된 친구가 되었습니다. 2002년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이 집에서 스위스 첫 호스트를 받았고 귀국해서는 김중영 전 부산지부장의 따님 은미를 보냈고 지난해에는 우리 네 명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폐를 끼쳤죠.

은미는 이 가정에서 6개월을 묵으면서 서양문물을 익힌 후(물론 사용언어는 영어였구요) 영국으로 건너가 영어를 좀더 공부한 후 아시아나의 승무원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최종 실습까지 잘 마치고 이제 비행기를 타고 있으니 아시아나를 타실 때 ‘김은미’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스튜어디스를 보시면 인사해 보세요. 특별한 서비스를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지난해 우리 유럽여행 4인방이 도착했을 때 그 옛집은 그대로였고(문화재로 지정된 스위스의 전통 목조 가옥입니다.) 나는 옛날 아내와 함께 머물렀던 그 방에서 다시 잠을 자게 되었지요.

남편 Felix는 박사학위 논문을 곧 제출 할 예정이고 딸아이 Leila와 Festi는 마을 축제에 일본 옷을 입고 참가를 했다는군요. 은미가 돌아간 후 일본 학생이 이 집에 Volunteer로 와서 살면서 은미 대역을 했는데 일본에서 가져온 많은 선물 중에서도 옷을 애들이 그렇게 좋아한다고 해요. 심지어는 일본 국기만 봐도 애들이 좋아한다는 군요. 근데 Lisbeth는 이 일본 학생에게 영어를 열심히 가르쳤는데 영어가 별로 신통치 않았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디음과 같이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And how is your life in that faraway Asian country? And how is your language school? And how about travelling with Servas? Any plans for this year?

다음 주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서바스 여행자가 오게 되어있다는 군요.

서바스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랍니다.

눈 속에 파묻힌 Lisbeth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