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머물고 싶은 인디오의 땅 남미 9 - 볼리비아

김현숙 2009-04-23 (목) 15:05 조회:918

[리차드, 오른쪽 아래에 앉은 아이가 축구를 좋아하는 리차드]

아이데의 집에서 눈물로 이별을 하고 다시 리차드의 집으로 갔다.

아홉 형제의 중간쯤 되며 내가 간다는 연락을 받고 제일 좋은 옷을 꺼내 입고

머리에는 물칠을 하여 가운데 가리마로 잔뜩 멋을 내고 있었다.

리차드 어머니는 먼데서 오신 손님이라며 그들의 주식인 감자와 귀하디 귀한

달걀을 삶아 점심을 대접하시는데 달걀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길을

의식하고서야 달걀이 그들에게 매우 귀한 음식인줄 알았다.

달걀을 까서 반을 잘라 나누어주니 얼른 받아 맛있게 먹는다. 한국에서 가져간

축구공을 선물하니 넓은 들판(이들의 집은 들판 한 가운데 있었다) 에서 맨발로

뻥뻥 뻥이다. 발이 아프기도 할텐데 하나도 안아프단다.

아이들과 헤어져 돌아오는길, 다소 무거운 마음이 들지만 그들의 예쁜 웃음을

기억하고 꼭 끌어안았을 때 느꼈던 따스한 볼의 감촉을 생각하니 가슴 한켠이

훈훈해짐도 느낀다.

잘 자라거라. 힘 닿는데까지 너희들을 정성으로 후원하마.

수크레로 돌아와 사무실 직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하루종일 우리를 위해

애써주기도 했지만 후원아동들을 위해 늘 사랑을 전달해 주는 메신저라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동서양인 모두가 좋아하는 중국음식으로 저녁을 같이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하고 월드컵에 대한 한국의 모습은 잘 알고 있었다.

한국 홍보 일회용 대사가 되어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를 성심껏 했다. 나름대로

일회용 대사로서 의무는 다 했다고나 할까?

그들에게서 수크레에 코닥 익스프레스 사진관을 운영하는 한국인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식사후 찾아갔다.

멀고도 먼 이역만리 볼리비아, 거기서도 낯선 도시 수크레에 한국인이 있다고 하니

본국에서 찾아온 동포로서 당연히 찾아가서 인사도 하고 한국말 수다를 떨어 잠시나마

외로움을 덜어드릴까 해서....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부인은 얼마나 좋아하는지 마치 터진 둑에서 물이 쏟아지듯

정겨운 한국말을 마구마구 쏟아내고 오래된 친구처럼 요 며칠 사이에 있었던 일들도

재미있게 엮어낸다.

IMF때 이곳까지 흘러와서 이제는 지역 부자란 소리까지 들을만큼 성공하신 분들이다.

잘 살고 있는 그분들의 집에 초대받아 과일과 차 대접을 받고 한참 수다를 떨다가

돌아왔다.

신창섭, 김현영 두 부부님 따뜻한 친절에 감동받았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같은 한국인이란 이유로 금새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한국드라마를 열심히 본다며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우리에게 베푼 친절로
나타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