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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물고 싶은 인디오의 땅 남미 19 - 멘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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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숙 2009-04-24 (금) 08:41 조회:9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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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 투어를 떠나기 전 짜투리 시간에 숙소 근처 공원으로 나갔다. 마침 거리의 악사들이 애잔한 남미 음악을 연주하고 그 곁에 서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 한 청년이 다가와 매우 조심스럽게 '혹시 한국인이세요?'라고 묻는다. 세상에! 그동안 한국사람 보기 힘들었는데 한국인이라며 청년이 물어오니 이 어찌 반갑지않을소냐? 그렇다고 답하니 순간 머뭇거리면서 어렵사리 말을 꺼내는데 급히 도움을 청한다. 사정인즉선, 현금인출 카드로 은행에서 돈을 빼려하니 카드가 읽히질 않고 수중에 있던 비상금마저 다 써버려 매우 난감한 처지가 되어버린 청년, 그간 한국사람 하나 볼 수없어 정말 희망이 없었는데 오늘 우릴 본것이다. 다행히 우리와 반대로 칠레 산티아고로 넘어갈 버스표는 예약해둔지라 밥을 해결할 돈 약간만 빌려주면 후에는 산티아고에 가서 친구에게 신세를 질수있단다. 꼭 갚아주겠다는데 얼마가 필요하냐 물으니 10불만 빌려달란다. 이런 경우 믿지않을 이유가 없다. 한국말 또록 또록 잘 하겄다. 눈매 선하겄다. 혼자 모험하러 떠나온, 그러니까 넓은 세상 두루 두루 살피고 배우며 다니는 기특한 청년인데 의심할 끈덕지가 없다. 10불만 가지고 되겠냐? 내가 100불을 주마. 나중에 갚아도 되고 너무 신경쓰지 말라. 그간 굶은 것같고 배고픈 기색이 완연하여 시간이 되면 저녁에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로 오너라 라면을 끓여주마고 했다. 포도주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니 그 청년은 우리 숙소의 입구 소파에 앉아 잠이 들어 있었다. 라면을 끓여주며 들은 이야기, 성균관대 학생이며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하기 전에 트랙터를 몰고 6개월간의 남미일주를 계획했다고 한다. 정작 이쪽 나라에는 트랙터 여행을 허가 받았으나 한국의 모 트랙터 제작 회사가 혹 자사제품의 트랙터를 타고 쉽지않은 남미여행을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안된다며 끝내 트랙터 제공을 허가하지 않았단다. 하는 수 없이 그냥 흔한 배낭여행을 하기로 했지만 남미의 정보, 여행기록을 쓰고 있으며 한국을 나타내는 소형 플랑카드까지 만들어 다니고 있었다. 그의 기지넘치고 자신에 찬 모습이 얼마나 이쁘고 기특한지 라면 한개 반(냄비의 용량), 달걀 2개, 햇반 하나. 식후 커피까지 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과 소중한 자산이 될 보람된 여행과 한국으로의 무사귀환을 빌며 헤어졌다. 후에 한국에 돌아와 그 학생이 적어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니 어머니가 받았다. 학생이 걱정이 되어 안부를 물으니 그 어머니 너무 감사하다며 일사천리로 말씀하시는데 카드가 읽히지 않아서가 아니라 현금 인출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시간을 잘 몰라 일어났던 일이란다. 아들에게서 사정 전화를 받고 너무 걱정이 되어 잠도 못자고 성당에 가서 기도를 정성들여 했는데 그 기도가 헛되지 않아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주셨다며 얼마나 과분한 감사를 하시는지 외려 미안할 지경이었다. 빌려준 돈은 학생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벌써 내 구좌에 돈을 갚았다며 같은 부산에 사니 한번 놀러 오라고, 범어사 주변이라는데 같은 외아들을 가진 엄마들끼리 친해지고 싶다. 안심이 되었다. 아직 긴 여행기간이 남아있었는데 혹시 돈때문에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 왔는지 아니면 아직 고생하고 있는지.. 산티아고 김양중님 연락처를 알려주며 혹 정말 급박하게 되면 가서 도움을 청해보라고 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됐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울 아들은 나를 하나도 안 닮았다. 밤에 잠 안자는 거 빼고. 거리귀신이 붙어 방학만 되면 배낭 짊어지고 훌쩍 떠나는 이 엄마의 기질은 하나도 닮지않고 그저 점잖고 살림 잘 사는(??) 지 아빠를 닮았다. 울 아들도 떠나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기백 넘치는 그 학생이 부럽다. 어학연수 중에도 국제전화로 잡채 만드는 법, 고기와 함께 먹을 파조리개 만드는 방법, 깁밥 싸는 방법 등을 묻던 울 아들은 정녕 살림꾼일 수밖에 없는가? 그러나 억지로 해서 되는 일이 어디 있는가? 남의 아들은 그렇고 우리 아들은 이런데 지 개성대로 살아야지 내아들을 남의 아들 만들 수는 없지않은가. 으 흑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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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manBae
2009-04-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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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야기....나를 닮은 15살짜리 애인 배세똥똥구리와 7살 많은 세똥의 오래비 진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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