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4시 30분경에 출발한 예 뚜 아웅(Ye Thu Aung) 고속버스는 아웅 밍글라 버스터미널을 뒤로 두고 바간(냐웅우 또는 냥우)을 향하여 길을 나선다.

 아주 오래된(약 7년 전) 정보나 최근의 정보에 의하면 버스 여행은 대개 추천하지 않았으며 단서가 많이 붙어 있었다.

 강건한 체력이 갖추고 있다면, 미얀마 서민의 삶을 현장에서 보려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동 경비를 줄여보려고 한다면(야간 버스는 숙박비를 줄여 줌으로, 양곤-바간, 바간-만들레이, 만들레이-인레나 껄로, 인레-양곤으로 4번 숙박비를 줄일 수 있음.), 고행을 각오한다면, 등등 거의 협박(?) 수준의 비추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감행했다.

 버스를 타고 가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즉 느리게 가야만 내 눈에 보이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앞 선 여행자들의 우려는 이제는 상당 부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였다.

 버스는 고장 걱정이 없는 뉴버스였으며, 좌석도 편안하였으며, 도로의 포장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였다. 특히 네피도까지의 4차선 고속도로는 고속도로였다. 다만 정시 출발, 정시 도착은 ‘아직’이었지만.

 비록 지금은 통행량이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이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보면 그들의 미래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나 저제나 하고 휴게소를 고대하고 있었다. 생리적인 욕구 해결도 급하고, 저녁을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저녁거리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는 앞 선 여행자들의 충언을 실천하지 않았기에,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나누어 먹을려고 가져간 비스켓만 만지작하다가 슬슬 고파왔었기에 휴게소가 기다려졌다.

 밤 8시 경 무렵에 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하고 사람들이 우루루 내린다. 도로변에 가설로 만들어진 식당 하나, 옆에 화장실. 화장실로 아내가 먼저 뛰어가고 나도 갔다.

 옆에서 발전기 소리가 웅웅..... 먹을 것을 찾다가 튀김빵을 하나 사먹고 말았다. 고속도로 저 혼자만 길게 길게 장엄하게 누워 있고, 근처엔 인가도 없는 어두운 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아니 별들이 저렇게 또렸할 수가?

 밤이었고 형편없는 똑딱이 사진기(밤에 찍은 사진은 위의 사진과 같음.)로는 찍을 수 없었지만 지나는 도중의 네피도의 밤 도시 경관은 찬란하였다. 미얀마여 저렇게 앞으로 찬란하여라! 신 수도, 우리의 신 행정도시가 겹쳐지면서 잠깐 씁쓸했다. 네피도를 지나면 일반 국도의 시골길이었다. 도로도 급격히 줄어들고 포장 상태도 나쁘지만 야간 버스를 이용한 이점이 불편하지만도 자면서 가는 것이 아닌가? 잠깐 깰 때 그것을 느끼지, 자고 있는 동안은 그깟 무슨 문제이랴!

 비몽사몽 간에 냐웅우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고 확인할 사이도 없이 마차꾼의 접근을 허용했고, 이때의 전말은 앞 여행기에 적어 두었다.

 위 사진은 잉와게스트하우스가 제공하는 아침을 먹으러 숙소 옥상에 올라가 찍은 것이다. 나무 숲 쪽으로 보이는 길을 약 7-8분 걸어가면 냐웅우 버스 정류장이다. 도중에 한국여행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많은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그리고 길 끝 부분에서 조금 더 가면  <난향 : 한국분이 계시는 곳>이 있고, 다섯 번 째 지붕 건물이 수퍼마켓 정도되는 가게인데 이곳에서 바간행 기차표를 대행해 파는 분이 가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잉와에서 제공되는 아침 식사다. 둘째 날에 찍어 보았다. 과일을 먼저 가져다 주고 뒤에 버터와 쨈, 토스트를 구운 것을 가져다 주며,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지만 그저 먹는 아침을 배불리 먹으면 여행자는 언제나 든든하다. 옆의 보온병에는 홍차가 담겨 있는데, 미얀마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은 어느 곳이든지 저 보온병 차를 그냥 준다. 보온병의 상태는 참을 만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따뜻한 차이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서양인들을 주로 상대하는 식당에는 없다. 그곳에서는 음식을 주문하고 나면 종업원이 반드시 “Drink!"를 물어보며, 미네랄워터(생수)도 돈을 내고 먹어야 한다. 물도 그냥 주지 않으니 참 야박할 따름이지만 그들의 관행이니 도리가 없다.
 

 도로 끝 쪽이 냐웅우 시장 들어가는 입구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10여분 걸어가면 선착장이 있어서 바간에서 만들레이, 만들레이에서 바간으로 오고 가는 부정기적인 배가 도착하고 떠난다.

 이제 우리는 저런 마차를 타고, 마차 가이드 아웅씨를 만나서 8시 30분부터 탑 구경을 해야 한다. 아웅씨가 데려다 주는 대로 갈 수 밖에...그 많은 탑들이 무엇은 좋고, 무엇은 좋지 않은 지도 모르고, 무엇을 본 들 어떠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볼거리가 아닌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