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레이에서 인레호수 가는 버스는 여러 회사의 버스가 있는데 우리는 이티호텔에서 골든 문 익스프레스 버스를 만이천 짯에 예약을 했다. 다섯 시에서 다섯 시 반 사이에 픽업트럭이 온다고 하여, 만달레이 중앙시장에서 돌아와 무료히 픽업을 기다린다. 여섯 시 무렵 픽업 트럭이 왔고 현지인들과 서양인들이 섞여 있었다. 픽업트럭은 이리저리 다니면서 손님들을 픽업한다. 기름도 넣고, 버스터미널에는 날이 어두워진 여섯 시 넘어 따웅지가는 버스 앞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 밤이지만 터미널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만달레이에서 인레까지의 버스 여정은 쉽지 않지만 밤버스를 이용하면 자면서 갈 수 있으니 견딜 만하다. 그런데 참고할 사항은 여러 버스 회사 중 “뉴버스”를 운행하는 버스가 있으니, 숙소에서 말하든지 아니면 버스터미널로 직접 가서 물어서 찾아 가면 “뉴버스”를 탈 수 있으며, 좌석 공간이 비교적 여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탄 버스는 좌석이 꽉 끼일 정도로 좁아 너무도 불편하였다. 만달레이에서 깔로나 아웅반으로 갈 여행자도 따웅지 가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시간은 쉔양까지 대략 여덟 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는 일곱 시 무렵에 출발했다. 불편한 좌석이지만 잠을 청한다. 아내를 불편하게 해서 미안했지만, 이번 여행은 모두 현지의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로 한지라 참으라고 토닥인다.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서 산길로 접어들어 위로 위로 올라간다. 어두운 한 밤중이지만 화려한 불들을 트럭 옆에 매달은 마주 오는 트럭들을 피해 위태로운 산길로 한참 달린다. 어느덧 산길을 다 올라 와 한 곳에 차가 정차한다. 깔로다. 우리 버스에 외국인이라고 우리와 한 젊은 서양인 여행자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깔로에 내린다고 했다. 이 녀석이 잠에 취해 깔로에 도착했는데도 계속 잔다. 내가 깨워 내릴 수 있게 해 주니 고맙다고 하며 손을 흔들며 깔로 마을로 들어간다. 이 녀석을 나중에 양곤 공항에서 만나게 된다.

 우리도 깔로에서 인레 호수 옆의 까웅 다잉 마을로 1박 2일 트렉킹을 계획했지만 자제하고 냥쉐에서 핫스프링을 걸어서 다녀 오기로 계획을 수정하였기에 깔로가 더욱 아쉬웠다.

 인레는 호수 이름이다. 호수가 위치한 마을 이름은 냐웅쉐, 냥쉐, 양쉐 등으로 불리나 발음 상의 차이다. 인레 호수를 가려면 만달레이에서 따웅지 가는 버스를 타고 쉔양정션(쉔양 삼거리) 또는 쉐냐웅이라 불리는 버스 정류장에 내려 다시 그곳에 대기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냥쉐 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양곤, 바간, 만달레이에서 오는 밤버스는 대개 이곳에 새벽 세 시나 네 시에 도착하여 길 가에 여행자를 내려 두고 따웅지로 가버린다. 냥쉐로 들어가야 하는 여행자는 택시는 육천짯 정도 주어야 하고, 그냥 오토바이는 이천 짯 정도, 아니면 길 옆에 있는 조그마한 식당 겸 휴게소에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트럭 버스를 타면 오백 짯, 오토바이택시(툭툭)를 타면 일인당 이천 짯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이분들이 여행자가 원하는 숙소로 데려다 주기도 하고 숙소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버스는 깔로를 거쳐 아웅반에서 잠시 쉰다. 우리도 내려서 아내는 과자를 사서 요기를 하고 나는 뽂음밥 한 그릇을 한다. 달리고 달려 쉔양에 다섯 시 넘은 무렵에 도착, 새벽 공기가 쌀살한데 택시 기사 몇이 둘러 싸고 흥정을 해 온다. 차 유리창이 다 있는 택시로 육천 짯에 낙착, 냥쉐로 들어간다.

 아직 어두운 길이지만 쉔양삼거리에서 냥쉐까지의 길은 너무도 정취있는 길인듯 하여, 정말 시간이 허락되면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삼십여분을 달려 마을에 들어가 티크우드로 가서 문을 두드렸지만 무응답, 기사는 자기가 아는 숙소를 추천해 주지만, 나는 리멤버인을 기억하고 그곳으로 간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리멤버인으로 가는데 기사가 아차 인레 입장료 3$을 내지 않고 들어 왔다고 했지만 이미 우리는 마을에 진입해 있었고 리멤버인에서는 주인이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나와 있었다. 급히 내려 기사를 보내고 더블룸을 하루 15$에 3일 머무르기로 하고 방에 짐을 풀었다. 우선 한 숨 자고, 일곱 시에 옥상으로 올라가 아침 식사를 한 뒤 잠깐 쉬다가 드디어 마을 탐색을 하러 나간다.

    리멤버인에서 얻은 냥쉐 지도

 지도설명

냥쉐에서 혹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핫스프링(인레 스파)로 가는 길 지도.

 숙소를 나와 바로 두 블록 정도 아래에 있는 K.K.O.인터넷카페를 찾았다. 그 동안 메일도 확인하고 똑딱이의 사진 저장 용량이 다 되어 USB에 옮길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약 30분에 천 짯을 주었다. 속도는 만족할 만한 빠른 속도였다. 나중에 보니 메인 도로 옆에는 인터넷카페가 몇 군데 더 눈에 띄었다.

K.K.O 인터넷 카페

 초등학교로 보이는 곳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사람사는 곳에는 있어야 하는 이발소

냥쉐의 밍글라 시장 입구

시장 귀퉁이에 있는 맞춤 옷집

 마을을 남쪽으로 내려 가다가 다시 왼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은행. 여기서 환전도 한다고 되어 있으나 밍글라 시장 입구 앞의 슈퍼마켓에서 모두가 환전을 한다.

 마을을 남쪽으로 내려 가다가 다시 왼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은행. 여기서 환전도 한다고 되어 있으나 밍글라 시장 입구 앞의 슈퍼마켓에서 모두가 환전을 한다.

 집시인 앞. 태국의 세팍타크로와는 다른 미얀마의 친론 놀이. 공은 거의 같게 보임.

 메인로드를 따라 걸을 때, 자전거를 탄 어떤 사람이 보트 투어를 물어 본다. 그러나 우리는 선착장을 찾아서 그곳에서 보트 투어를 예약하려 하였기에 대꾸를 하지 않았더니 다른 서양 여행자를 찾아 가서 흥정을 한다. 숙소나 현지여행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정상가격으로 흥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착장에서 크게 요금을 깎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 본다.

선착장의 삶 1

선착장의 삶 2

위의 두 사진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위 사진은 사람들이 배로 싣고 온 화물과 농산물들을 내리고 있는 분주한 모습이며 또, 호수 주변 마을의 사람들의 교통 수단인 배들이 모여 드는 곳이다. 아래 사진은 관광객을 위한 투어용 배들인데 한산하게 보인다. 1월 말이라 비수기도 아닐텐데 관광객이 없으니 그들의 삶도 팍팍할 것이다.

 우리는 선착장 길을 걷다가 자기 아들이 베스트 보트 드라이버라고 자랑하는 한 늙수구레한 아저씨를 만나 흥정을 한다. 만 이천 짯에 합의하고 내일 여덟 시 반에 만날 약속을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인테인 유적을 가면 이천 짯이 추가된다고 한다.

 이때 왠 한국 여행자가 역시 보트를 흥정하러 왔다가 우리와 마주쳤고 내가 투어를 같이하고 경비를 나누자고 하니 동의를 하신다. 이분은 우리보다 늦게 냥쉐로 들어왔는데 집시인을 찾아가다 우리를 만났고, 투어를 함께하는 것을 흔쾌히 동의한다.

 전라도 곡성의 외진 산골에서 여행을 오셨다는 분인데, 어제 버스를 타고 오다가 깊은 잠에 들었다가 쉔양삼거리에 내리지 못하고 깨어보니 엉뚱한 따웅지 종점에 내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내린 김에 따웅지를 하루 구경하고 따웅지에서 트럭버스를 타고 냥쉐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대단한 분이었다.

 그런데 이 때 내 머리 속엔 “버스를 타고 인레를 구경하러 오는 분은 쉔양에만 내릴려 할까? 곡성님은 얼떨결에 따웅지로 갔지만, 어디서(양곤, 바간, 만달레이) 오든 쉔양이나 따웅지까지 버스비는 같거나 조금 더 줄 터인데, 따웅지에 내리면 오히려 새벽이라도 어두운 새벽이 아니라 밝은 새벽이니 그곳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아침도 한 그릇하고 유명한 따웅지 시장을 구경하여도 오전 중일 터이니 그곳에서 냥쉐(인레)로 들어오는 트럭버스를 타면 불과 천 짯 이하로 낮에 들어 올 수 있을 것이고, 숙소 잡기가 더욱 쉬울텐데.”라는 생각이 떠 올랐다. 그렇게 한다면 따로 따웅지를 갈 계획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따웅지에서 냥쉐까지의 트럭버스는 곡성님의 정보에 의하면 따웅지 버스 터미널 부근에 있다고 한다. 다만 트럭버스가 불편하니 타기를 꺼려하시는 분은 추천하지 않고, 따웅지에서 냥쉐까지 택시비는 헤호에서의 택시비와 비슷할 것이니 시도해 볼 만한 일 아닌가. 덤으로 현지인들과 함께 트럭버스를 타고 들어오면 잘 하면 냥쉐(인레) 입장료도 무사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ㅎㅎㅎㅎ)

 냥쉐를 건너 핫스프링 마을로 가는 다리

 서로 외면하듯 보이는 부부의 자가 운전 마차

 우리는 밍글라 시장에 가서 대추와 토마토, 포도, 땅콩 등을 사서 숙소로 돌아가다가 식당 골든카이트에 들러 저녁 식사를 하였다. 가격 대비 품질이 아니었다. 내일은 미얀마 여행의 정점을 이룰 인레 호수 투어를 한다. 보트 아저씨가 내일은 오일장이 서지 않는다고 하여 서운했지만 기대를 잔뜩 한고 냥쉐의 첫날 보낸다.

 외발로 노를 젓는 이들이여!

 호수의 일몰이여!

 물 위 삶을 면면히 살고 있는 인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