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우리 부부는 패키지여행에 따라갔다가

우리끼리 원하는 곳을 몇일 더 여행 하기를 좋아한다.

인도네시아 코타키나바루에 갔을 땐 패키지여행 후 그냥 해변가 호텔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몇일을 한적하게 보냈고,

터키여행 땐 패키지로 그룹여행을 끝내고는

동생이 근무하는 아제르바이잔에 가서 동생의 안내로 일주일을 더 여행 하고 돌아 왔다,

패키지로 따라가면 일정 과 시간표와 호텔 예약 등을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서 좋고

웬만한 유명 관광지를 두루 섭렵 할수 있고

또 자세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대개의 패키지여행은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일정이 너무 빡빡하고 누구말대로 증명사진 한장 만 찍으면 바로 자리를 떠야하는 데다 웬 쇼핑센타 방문은 그렇게 많은지....

거기다 비행기 값을 3~4십만원 또는 백만원 씩 지불하고 3~4일 또는 일주일 만에 돌아오기엔 우리처럼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경우 비행기 값이 아까워서 썩 내키지 않는다.

여행사에 알아보니 패키지로 갔다가 귀국비행기를 연기하면 10~15만원을 추가 해야 하는데 비해, 비행기표를 따로 구입하고 현지에서 패키지에 합류, 같이 관광을 하다가,

귀국 시에 따로 떨어지면 같은 값(75만원)에 원하는 대로 머물 수가 있다고 한다.

일단은 패키지를 골라 정하고, 패키지에 맞추어 비행기 표를 구입하고,

대만 서바스회원주소록을 구해 연령대 취미 등을 꼼꼼히 살펴 타이페이와 기륭 두곳에

호스트 신청 e-mail을 보냈다.

의외로 기륭의 국립대만해양대학 식품공학 榑박사 한테서는 당일로 환영한다는 답신을 받았는데 타이페이 가정주부 郭여사는 이메일을 열어 보지를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편지를 내야하나 망서리고 있는데 일주일 만에 郭여사한테서도 자기 p/c에 이상이 있어 이메일을 이제야 열어 봤다며 환영 답신을 보낸다.

자세한 내 패키지스케쥴, 그후의 개인적인 스케쥴, 우리의 취미등 인적사항등 과 작품사진 샘풀등을 참고로 보내고...,드디어 떠나기 전날, 예정대로 출발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첫날 :도착하는 날 오후를 중정 장개석총통기념관. 국립고궁박물관, 용산사, 야시장등으로 돌아다녔으나 역시나, 고궁박물관에서 중국사람들 특유의 손재주를 볼수 있는 상아, 산호등으로 만든 초 정밀 세공등이 좀 경이롭게는 보였으나 세계 몇 대 불가사의라고 자랑하는 것들도 별로 신기하게 보이지는 않고, 장개석기념관도 저희들에게는 몰라도 우리에겐 별 감동을 주지 못하고,

용산사의 소원을 비는 모습도 우리와는 달라도 별로고, 오히려 저녁으로 징키스칸 요리가 더 신비롭고 맛도 있고, 과일가게에서 망고, 릿스, 파인애풀들을 8천원에 한 보따리를 사다가 호텔에서 먹는 맛이 더 신이 났다.

둘째날 일기는 아침서부터 하루 종일 비,

목적지는 야류해상공원, 한시간 반동안 각자가 구경하고 12시 까지 돌아 오란다.

우산을 펴 들고 사진을 찍으려니 렌즈로 빗물이 드리쳐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점심후에 유황온천욕을 하게 되어 있어 버스로 이동 중,

각종 신을 모시고 풍년을 기원하는 토속 문화행사를 만나게 됐다.

앞에는 브라스 밴드가 리드하고

중간에 여러 대의 2톤 트럭에 각종 신을 모시는 신과 신전을 실은 행렬이 있고, 그 뒤에는

유비, 관우, 장비상과 3~4m 크기의 장한을 위장한 장수들이 관중들에게 다가가 손을 흔들고 흥을 돋구며 뒤 따른다.

상가마다 입구에 과일 등 음식을 차려놓고, 향불을 피워들고 절을 하며 풍년을 빌고, 신전이 지나가는 자리엔 붉은 꽃잎을 뿌려 신들을 모신 트럭이 밟고 지나가게 한다

사진을 찍는다고 이리저리 뛰는 바람에 온몸이 땀으로 젖어 일행들이 있는 온천장에서

샤워라도 하려고 찾아가니 일행들은 여기까지 와서 무슨 온천욕이냐며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가이드 혼자만 샤워를 하고 있다.

타이페이로 돌아와, 이제는 두바이의 162층 828m 짜리 건물에 밀려난, 101층 508m의 타이페이 금융센터, 세계 제2의 높은 건물을 시속 60Km 짜리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올라가 저 밑에 자동차 행렬을 내려다 봐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장면을 안방에서 쳐다보고, 대만까지 와서 휴대폰으로 집에 있는 손자들 간식을 챙기고, 생전 처음 가보는 남의 나라를 내비게이션으로 집까지 찾아가는 세상을 사는 현대인에겐 아무런 감흥이 없다.

그것도 입구에 붙은 입장료 350위엔(14천원) 푯말을 보는 순간 “아니 아직도 이런델 안내하는 여행사도 있나?” 한심한 생각이 든다.

셋째날도 아침서부터 하루 종일 비.

태로각협곡은 운해로 산정이 안보이고,

장개석총통의 아들 장경국이 총리로 있을 때 건설 했다는 이 루트는 정말 만리장성보다 더 힘든 난 공사였음을 한눈에도 알수 있게 계곡을 따라 거의 터널을 뚫드시 C 자형으로 대리석 절벽을 파내 만들어 졌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이런 사진을 보며 저게 어디일까 궁금했는데...협곡에다 안개비로 날은 어둡고 운해가 덮혀있어 iso를 800이상으로 올렸는데도 시간이 안나오고 삼발이도 없는 똑딱이 사진기로는 한계를 느낀다.

제대로 된 사진기를 가지고 와 몇일 자면서 찍는다면 멋있는 사진 몇장 건지겠다 싶다.

떠나는 날 새벽 까지 MARK-Ⅱ를 가져갈가 여행용 똑딱이를 가져갈가 망서렸는데.. 여기서 후회를 한다.

넷째날, 패키지일행들은 오전 면세점등 몇군데의 쇼핑을 끝으로 2시30분 귀국 비행기를 타는 날이고 우린 기륭으로 SERVAS 회원 傅박사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부박사의 집은 우리 3층짜리 다세대 주택처럼 보이는 힌색 타일집인데 집 내부도 모두 힌색 타일 바닥과 벽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비가 오는 오늘 같은 날엔 실내화를 신지 않으면 이 타일이 완전 물기가 번질거려 양말이 젖을 정도다.

부박사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쳤고 지금도 아내와 아들 딸은 캐나다 뱅쿠버에서 공부중인데 다음 학기엔 몬트리올 대학으로 진학을 해서 그리로 이사를 시키러 가야 한다는 기러기 아빠다.

우리 洞사무소 규모의 community council 의 committee-member(선출직의회의원) 란다.

우리가 들어간게 11시인데 1시엔 의회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며 집 키를 주고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저녁엔 늦게 들어와 못 볼거고 내일은 새벽 4~5시에 출장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못볼거니 편하게 지내다 키를 책상위에 두고 나갈 땐 차고 문을 이용해서 안에서 걸고 셔터문이 내려오기 전 나가란다. 어제 도착했어야 제대로 사귈 시간도 좀 있었을텐데....갑자기 화련가는 기차표를 못사 패키지 스케쥴이 바뀌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됬었다. 가이드 맘대로다.

결국 시간이 없어 점심도 근처 음식점에 麵 한 그릇씩과 안에 설탕대신 팥을 넣은 호빵 같은걸 주문해서 같이 먹고 우리먼저 시내버스를 태워주고 자기는 곧바로 의회 행.

우린 거기서 시외버스로 野柳風景區로 갔다. 종점일줄 알고 묻지도 않고 앉아 있다가 내릴 곳을 한참을 지나쳐서야 다시 건너편 승강장을 물어 물어, 되 돌아 오는 버스를 타고, 걷기가 불편해 하는 마눌님 고생을 시켰다.

비가 오는 중에도 날이 어두울 때 까지 정신 없이 샷다를 눌러대다가

캄캄해서야 기륭으로 돌아와, 부박사가 일러준 夜市場까지 구경하고,

거기서 저녁도 해결하고 밤 10시에야 집에 돌아왔으나 집주인은 아직 귀가전이다.

샤워를 마치고 중도에 사온 망고로 또 다시 배을 채우고 아예 수면제 까지 먹고 잠들었다.

다섯째날: 버릇대로 새벽 5시반에 일어나 보니 날씨가 화창하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이런 행운을 주시다니 !!

어제 저녁 마눌님과 계획하길 만약 비가 오면 한 9시까지 쉬다가 타이페이로 이동하고,

안오면 다시 풍경구로 가서 “맑은 날 사진”을 다시 한번 찍기로 했었다.

세수도 안하고 카메라가방만 메고 급히 시내버스 정류장엘가니 마침 택시가 있다.

햇살 밝은 해변에서 기암 괴석과 신선한 바람을 마음껏 감상하길 11시 까지.

대만 사람들도 오지 않는 절벽 끝까지 구석구석을 거닐며,

제주도에서도 이렇게 황홀한 무인지경을 우리끼리만 누빈 적이 없었다며 즐거워했다.

이게 다 servas 덕이고 자유여행의 멋이 아니겠느냐며.

중도에 “60年 傳統 專門 手餃” 이란 간판이 걸린 길가 만두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3시까지 느긋하게 낮잠까지 즐기고 타이페이 행.

떠나기전 정성을 다해 감사함을 전하는 편지를 써서 키와 함께 책상위에 놓았다.

기륭에 있는 동안 시내버스는 “선거기간중 무임승차”(운임 1인당 1천원)의 혜택도 봤다.

타이페이 버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곽여서의 집을 택시로 찾아 갔다.

곽여사의 집도 우리원룸 수준의 아파트, 10층이 곽여사 집인데 크기는 한35평정도 되는 것 같은데 딸 둘은 학교근처에서 독립해서 살고 있어서 집엔 남편과 둘만, 남편은 대만에서는 손꼽는 Formosa그룹의 프라스틱 공장 manager로 매일 밤 8~9시는 지나야 들어오고 아침 일찍 출근해 보기 힘들 거란다.

곽여사는 시내 큰 병원의 자원봉사자로 일하러 다니느라고 바쁘고...,

성대하진 않지만 성심껏 집에서 차려준 음식으로 저녁을 하고

여기선 마눌님이 곽여서와 부엌일도 거들고 서로간의 집안 식구들 얘기도 하고 가져간 선물도 내놓고, 우리 일정과 자세한 스케쥴도 상의하고, 나는 그냥 구경꾼 쳐지다.

내일 아침엔 일찍 근처의 botanical garden에 많은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모이니 사진거리도 많을거 라며 한번 가보라고 권한다.

우리가 6시경에 나가면 10시는 되야 돌아올테고, 자신들은 8시경에 나가야하니

오후 2시에나 집에서 만나 자신의 차로 양밍샨(陽明山) 과 딴쉐이(淡水)를 구경 가잔다.

여섯번째 날 : 새벽5시반에 일어나니 오늘도 맑은 하늘이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

어제 그려준 약도를 들고 쉽게 공원을 찾아가니 연꽃이 가득핀 연못가에 찍사(사진사)들이 잔치를 벌렸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나이먹은 노인들, 중년의 아줌마들 취미론 이게 최고인가보다.

카메라도 우리와 거의 같은 수준의 DSRL,

한쪽에선 조류 사진을 찍는 10여명의 떼거리들이 5~60cm 는 되 보이는 진짜 대포들을 둘러메고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유모차를 밀고 나온 애기 엄마 주위에도 찍사들이 성가시게 붙어 다닌다.

10씨까지 사진을 찍다가 배도 출출하고,

귀가 길에 분위기 좋은 cafe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집에 들어와 샤워하고 오후1시까지 낮잠도 자고 다시 집앞 길가로 나와 이번에도 쇼윈도가 설치된 음식점에 들어가 먹음직해 보이는 음식을 손가락질해 시켜먹고 들어오니 마침 곽여사가 기다리고 있다.

곽여사는 우선 양밍샨에 가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유황증기 분출구, 노을이 지는 담수이 강, 카라 꽃재배농장등이 있다며 차를 몬다.

그런데 이분은 아주 조심스러워 운전중에는 일체의 물음에 답을 안한다.

자기 할말은 하면서도.

우선 산 중턱에 있는 visitor's center엘 들어 갔는데 곽여사가 특별히 부탁해 “양밍샨의 자연”을 소개하는 15분짜리 영상물을 보여주는데 이게 영어 버전이다.

끝나고 불이 켜진 다음에 돌아 보니 한 15명 관중은 모두 대만 아니면 중국사람들 같다.

곽여사에게 고맙기도하고 다름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관리인에게 두손합장하고 “謝謝 謝謝” ,

올라올때 밑에서 보기엔 산정에 구름이 계속 넘어오는 모습이 멋있는 그림이 였으나

위에는 모든게 운해에 가려 한치 앞이 안보인다.

유황증기 분출구 코앞까지 접근해서야 겨우 이거로구나 확인할뿐 사진은 별로다.

주위의 경치가 모두 운해로 가려졌다. 사방이 유황 냄새뿐.

담수이 강이 내려다 보이는 개활지에 가서도 구름이 덮여 해는 보기 힘들어 보이고.

계획상으론 오늘 일정이 끝나면 어디 좋은 음식점에 가서 해산물 볶음요리로 곽여사에게 감사를 표할 예정이였으나 좀 전부터 배가 부글거리며 설사기가 있어 일찍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난 일체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기로 했으나 곽여사가 힌죽을 쑤어 주는 바람에 감사히 한그릇을 비우고, 곽여사 남편도 오늘은 일부러 일찍 들어 왔다며 일행과 합류했다.

내일은 우리끼리 담수이를 새벽에 가 보라며 자세한 지도와 교통카드까지 내어준다.

이걸로 버스,지하철, 웬만한 편의점에서 물건 구입까지 된다며.

이 카드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또 교통비가 얼마나 들지 모르겠지만

전혀 스스럼없이 카드를 내주고 맘대로 사용하고 갈 때 집키와 함께 책상위에 두고 가라니... 이럴수가 !!!

얘기 중에 귀국 시 사 가지고 가고 싶은 선물 몇 가지를 얘기 한게 빌미가 되어 남편이 다시나가 우리대신 선물을 사오고 거기다 덤으로 우리 선물이라며 생과자 한상자도 안긴다.

우리가 감사를 해야 할판에..., 할말이 없다.

이때 난처한 일이 생겼다.

또 배가 부글거리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데, 이게 식탁과 너무 가깝게 있는거다.

저길 들어가 한바탕 우르르퉁탕 천둥소리를 내야할판인데.....와~~ 이건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다. 간신히 참고 있는데 피곤할거라며 어서 씻고 들어가 쉬란다. 어휴~~,

나중에 샤워까지 하고 들어가면서 보니 남편혼자 응접실에서 컴퓨터 앞에 스탠드만 켜놓고 열중해있다. Good Night !! (God bless you)

일곱 번째(떠나는)날 어제 그려준 지도를 들고 MRT(Mass Rapid Transit)로 담수이-거기서 강건너 빠리(八里)까지 배로 건너가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라는 강변도 맘껏 거닐고, 돌아올땐 사무실로 찾아가 교통카드에 우리가 사용한 만큼의 돈을 입금시키고 스케쥴대로 10시까지 집에 돌아오니 마침 곽여사와 문앞에서 마주쳤다.

잠깐 나갔다 바로 돌아 온다더니 또다른 선물을 우리에게 안긴다.

돈육을 아몬드와 함께 얇게 썰어 바싹 말려 포장한 스낵류인데 먹어보니 기가 막히게 맛있다. 어제 선물사기전에 알았다면 이걸 사갈걸...-대만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란다.

그나 저나 이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

돌아오는 전철 차중에서 정성드려 써놓은 편지를 전해주며 謝謝를 몇 번 연발했다.

Epilogue

대만 국민 1인당 소득이 우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선 거리에서나 집에서나 우리보단 훨씬 검소하고 특히 여자들 화장이나 옷차림이 요란하거나 사치하지가 않다. 음식도 우리가 알기보단(아니면 중국보단) 훨신 간단하고 낭비가 없는 것 같다.

아주 단편적이고 짧은 여행이였지만 우리와 거의 같은 정서와 문화와 환경에서

남의 나라라기 보단 또 다른 제주도 정도에 온 것 같은 친밀함과 편안함을 느꼈다고 하면 좀 과장된 표현일가??

다음에 만약 기회가 된다면 처음부터 아예 rent a car를 해서 servas 회원집을 두루 섭렵하고 싶다. 아니 그때도 지금처럼 2륜 오토바이수가 넘쳐난다면 그보단 일반대중교통수단을 이용 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오히려 그게 여행의 멋과 맛도 훨씬 낳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