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6일 부터 18일까지 안나푸르나 베이스켐프(해발 4130미터) 트래킹을 마치고 10여일간의 일정으로 인도의 웨스트 벵갈주에 있는 다르질링과 시킴주의 갱톡을 다녀왔습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켐프(해발 4130m)
여행을 늦게 시작한데다 14명이 팀을 이루어 함께가야 했기 때문에 직항 항공권 구하기가 아주 힘들었습니다. 차선책으로 아시아나와 연계한 네팔항공을 이용하였는데, 갈 때는 홍콩을, 올 때는 방콕을 경유하였습니다. 각각 7시간의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홍콩에서는 란타우섬의 대불산을 다녀오면서 시간을 메웠고, 방콕에서는 일부회원들이 시티투어를 하기도 했습니다.
네팔 제1일. 카트만두에는 밤늦게 도착하여 현지 트래킹회사가 예약한 한국음식점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했는데, 한국인 여사장이 운영하는 네팔짱에서 가까운 게스트하우스로서, 시설이 오래되고 아침엔 화장실 물이 안나오는 등 많이 불편했습니다.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네팔 사정을 잘 모르는 처음 온 회원들은 실망이 컸을 것입니다. 인도를 거쳐 다시 돌아올 때, 여행사 사장에게 제발 그 호텔만큼은 피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빌어먹을 그 친구 또 같은 호텔로 예약해 놓고 말아서 꼭지가 돌뻔했습니다.
네팔 제2일. 다음 날 아침 식사도 거르고 바로 트레블버스를 타고 안나푸르나 트래킹 출발도시인 포카라로 떠났는데, 아침은 점심시간 거의 다 되어 간이휴게소에서 먹었습니다.
포카라에선 나의 오랜 네팔친구 만쿠마의 레이크 다이아몬드 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오랜친구 만쿠마와 한국에서 3년 일하다 간 내 친구 난희

 만쿠마의 레이크다이아몬드 호텔에선 어설프게 끓인 닭백숙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든든히 했습니다.
이미 사전에 현지 트래킹회사를 통해 안나푸르나 입산 퍼밋들 받아 두었기 때문에, 포카라에선 오후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는데, 페와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긴 여행의 피로를 푼 다음 버너용 gas를 사는 등 마지막 산행준비를 마쳤습니다. 안나푸르나 쪽 하늘에 구름이 널려있어서, 아쉽게도 폐와호수의 자랑인, 안나푸르나 설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호수에 드리워지지 않았습니다. 만쿠마의 호텔에선 닭을 사서 한국식으로 백숙을 끓여먹었는데, 흰죽은 별로였고 그저 고기만 맛있게 뜯은 것 같았습니다. 마침 칵테일을 잘 만드는 회원님이 있어서 위스키에 맥주를 섞어 몇순배 "위하여"를 외치며 안전트래킹을 다짐했습니다..
네팔 제3일(안나푸르나 제1일) 경비 절약 방법으로 2인이 1명의 포터를 고용하기 위해, 산행에 필요한 짐만 챙겨서 준비 해 둔 미니버스를 타고 트래킹 시작점인 나야폴도 떠났습니다. 트래킹 중 점심은 우리가 해결하기로 했기 때문에, 버너를 비롯한 쿡킹세트와 라면 누릉지 밑반찬 등을 담은 큰 가방이 두개나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나야폴 가는 길 안나푸르나가 보이는 언덕에서(가운데 파란티를 입은 친구는 가이드 나바. 왼쪽은 어시스트 슈라)
나야폴에 도착하니 카트만두에서 온 7명의 포터들이 대기중이었습니다. 우리 트래커 14명, 포터 7명, 가이드와 가이드보조 등 23명의 대대규모 트래킹 팀을 만들어 입산신고를 마친 다음 기념 사진을 찍고 기대에 찬 발걸을 내 디뎠습니다. 맘씨 좋은 한 여성회원님께서 포터들에게 현지에선 귀한 음료수인 환타 한 병씩 사서 주면서 사기를 돋아주기도 했는데. 이후로도 많은 회원님들이 한 두 차례씩 이와 같은 도움을 배풀어 주셨습니다.


입산신고를 마치고 포터 가이등 등과 기념촬영
나야폴 마을을 통과하는 길은 차량통행이 가능하도록 다리를 놓은 등 많이 넓어지고, 강 건너에 있던 채크포인트도 이쪽으로 옮기는 등 변했습니다. 이 곳에서부터 ABC셍추어리코스의 첫 숙박지 간드룩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도 비레타니를 거쳐 티케둥가까지 3시간 정도 그늘이 없는, 새로 닦은 도로를 따라 헉헉거리며 걸어갔습니다. 네팔의 가을 낮은 우리의 여름 보다 더 뜨겁기 때문입니다. 이 길도 짚과 미니버스가 다니고 있었는데, 티케둥가 마을 약 1km 전방에서 찻길은 끝났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여기까지 짚으로 와서 첫날 숙박지를 티케둥가와 고래파니 중간 쯤에 있는 올레리나 반탄티로 하면 다음 날 더 여우있게 고래파니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짚을 부르는 약간의 돈이 더 들겠지만. 우리 같은 실버들에게는 체력과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 숙박지 티케둥가의 게스트하우스들
안나푸르나 제2일- 고래파니로 가는 길은 많은 구간이 주로 돌계단으로 이루어 있었습니다. 길가에는 계속해서 요즘 우리나라에서 비싸게 팔리는 개똥쑥과 같은 종류의 쑥이 밭을 이루고 있는데, 이 곳 사람들은 그냥 잡초로 알고있는 것 같았습니다. 반탄티에 올라서니 왼쪽 편으로 안나푸르나의 사우스 봉이 하얀 머리를 불쑥 내밀고있는 모습이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안나푸르나 제2일 숙박지 고래파니 (네팔은 일부 건축물에서 아래와 같이 지붕에도 얇게 뜬 돌판을 덮었습니다)
안나푸르나 제3일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각자 후래쉬를 켜고 20여 분거리의 푼힐(해발 3200m)까지 푸래쉬를 비춰가며 올라가서 웅장한 다올라기리봉과 안나푸르나봉에 비친 아름다운 일출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양은 마차푸차레 뒤쪽에서 떠 오르고 있었습니다. 과연 히말라야 제1의 전망지역(BEST VIEW PPOINT) 다웠습니다. 푼힐은 푼족이 사는 언덕이라는 뜻이랍니다. 위치를 잘 고르면 호텔창을로도 이 두 산의 일출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해발 8167m 다올라기리




 정면에 보이는 다올라기리의 여러 모습
 그리고 푼힐에 모여 든 사람들



 안나푸르나 1봉(헤발 8009m)과 안나푸르나 사우스 봉


 고래파니를 떠나면서도 눈은 계속 다올라기리에
많은 트래커들이 고래파니까지 와서 푼힐 전망대를 들렀다가 바로 내려가기도 하는데, 일부는 그 곳 경치에 반해서 짐을 풀고 며칠씩 쉬었다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도 다음에 다시 와 이곳에 일주일 쯤 머물면서 푼힐과 안나푸느나쪽의 구릉힐을 오가는 산행을 즐기다 저 아래 다올라기리 쪽 계곡을 따라 따또파니 쪽으로 내려가는 트래킹을 즐기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촘롱으로 가는, 구릉힐로 이어지는 능선에서도 앞쪽에는 안나푸르나가, 왼쪽에는 계속 다올라기리가 있었습니다
|